가을 단풍 그 이상의 의미
은행나무가 품은 천 년 이야기
가을마다 황금빛 단풍으로 물들며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반계리 은행나무. 그 나무가 천년을 훌쩍 넘는 시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신성한 나무로 여겨진 이 거목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간직한 존재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꼽히는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의 나이가 정확히 1317년으로 확인됐다.
이 나무는 과거 추정치인 800~900년을 훌쩍 뛰어넘는 역사를 간직한 것으로 드러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은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해 진행한 정밀 분석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은행나무의 수령은 천연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됐던 1964년 당시 800년으로 추정됐으나, 이번에는 라이다(LiDAR) 스캔 기술과 디지털 생장 정보를 활용해 보다 과학적인 방식으로 나이를 측정했다.
나무를 뚫어 목편을 채취하지 않고도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이 방법은 살아 있는 천연기념물 보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높이 32m, 둘레 16.27m에 이르는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가지가 사방으로 넓게 퍼져 마치 마을을 감싸는 듯한 모습이며, 오랜 세월 동안 신성한 나무로 여겨졌다.
나무 안에 흰 뱀이 산다는 전설과 함께, 가을 단풍이 한꺼번에 들면 그 해는 풍년이 든다는 믿음도 이어져 내려왔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에 중국을 통해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충해에 강하고 그늘을 넓게 드리우는 특성 덕분에 가로수나 정자목으로도 자주 심어졌다. 나무 주변에는 전설과 민속적 이야기도 깃들어 있다.
한 전설에 따르면, 성주 이씨 가문의 한 인물이 이 나무를 심고 돌보며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큰스님이 지팡이를 꽂아둔 것이 나무로 자랐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나무의 일부 가지는 부러질 위험이 있어 받침대가 설치돼 있지만, 웅장한 외형과 생물학적 가치는 여전히 탐방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또한, 이 나무는 조상들의 손길 속에서 신목(神木)으로 여겨지며 생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민속문화의 산 증인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원주시 관계자는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반계리 은행나무의 새롭게 밝혀진 수령 정보를 적극 반영하고, 탐방객들에게 그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의 보호와 관심 속에 살아남은 반계리 은행나무는, 생물학적 가치와 문화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전준현 기자님 너무너무 유익 하고 감동적인 기사 잘 보앗습니다👍👍👍앞으로도 유익하고 감동적인 기사 부탁 드려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