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의 여행 수요는 이례적으로 급증
해외여행 수요 폭발적 증가, 반면 국내 여행 감소
지난해부터 조금씩 하늘길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올해에는 해외여행에 대한 억눌려 있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일본으로의 여행 수요는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오사카와 같은 일본의 대표적인 목적지에서는 한국인 여행객이 일본인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에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56만 5200명에 이르렀고, 4개월 연속으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중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은 휴가 성수기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글로벌항공산업동향 백서와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최근 여객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여름 휴가 시즌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7월 한 달 동안 국제 노선을 이용한 승객 수가 638만 3000명에 달해, 전년도와 비교하여 246% 상승했다고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일본 노선(173만 3207명)과 중국 노선(81만 8831명)에서의 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9%, 2568%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유럽 노선에 대한 여객 수도 22만 4785명에서 43만 8570명으로 무려 95.1%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선의 경우는 반대로 259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1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국내 여행은 줄어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본 여행의 인기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지리적 위치와 비슷한 문화
우리나라와의 지리적 가까움이 일본 여행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가까우니까 더 많이 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본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 목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식문화와 일상 환경이 비슷해서 크게 생소함을 느끼지 않고, 접근성이 높다.
이러한 점은 일본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일본과 중국이 항상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다른 목적지인 베트남이나 태국은 평균적으로 비행 시간이 5시간 이상이 걸린다. 출입국 심사와 숙소까지의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도착지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최소한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린다.
즉,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가려면 최소 3박 4일은 필요하며, 그 중에서도 실제로 여행지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은 이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달라진 역사관
‘실용주의적 역사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생활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에 실시된 18세 이상 성인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
40세 이상 세대에서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고 응답했으나, 그보다 나이가 어린 세대에서는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좋거나 중립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을 초과했다.
한편, 역사관과는 다르게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문제가 일본 여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엔저 현상 및 높은 국내 여행경비
최근 몇 년 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엔화 가치의 하락이 예산이 빠듯한 여행객에게 일본 여행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100엔당 990.38원이던 환율이 7월에는 900원대를 무너뜨리고 896.95원까지 내려갔다. 현재도 900원 내외가 지속되며 여전히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내 누리꾼들은 부동의 국내 1위 관광지인 제주도에 대해서는 “높은 비용과 미흡한 식사” “숙박 시설에 대한 불만족” “여행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제주도를 선택했지만, 이제 해외여행이 가능해졌으니 별도로 제주도에 가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