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제주도 1인당 비용 비싸지 않아…
해외 대비 절반 수준
국내 관광객들 제주도 외면하는 이유는?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올해 해외로 여행을 떠난 이들이 매우 많다. 반면에 국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제주도’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들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서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과 8월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의 총 수는 대략 230만 8천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4만 4천 명에 비해 약 23만 6천 명(9.29%)이 감소한 것이다.
국내 관광객만을 별도로 살펴보면, 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와 대비하면 제주를 찾은 국내 관광객은 약 213만 4천 명으로, 이는 약 40만 명(15.69%)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의 감소 추세는 지난 4월 이후로 지속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여행의 증가가 국내 관광 수요 감소의 주된 이유로 보이는 가운데, 제주도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과의 단체 관광을 다시 시작하고, 중국에서 제주 관광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주도는 친절한 이미지 강화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국내 관광산업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원인은 불친절? 바가지 요금? 비싼 물가?
제주도는 지난해 관광객 1,381만 명 이상을 맞이하며, 1962년 관광 개발 이후 최대 호황을 경험했다.
이 호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강화된 방역 조치 해제 덕분에 개인 및 단체 여행객들이 대규모로 제주를 찾은 결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일부에서 ‘빛 좋은 개살구’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높은 물가와 과도한 요금 부과에 대한 불만이 커졌으며, 특히 해외여행 길이 열리면서 이러한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렌터카 업체, 식당, 숙박 시설의 고가 요금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주 여행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행 및 항공 업계에서는 다각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문객들은 제주의 높은 물가에 가장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수년 전에는 같은 질문에 응답자 중 29%만이 물가에 불만을 표했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53.4%로 급격히 상승했다.
항공권, 숙박, 렌터카 비용이 높아져, 2박 3일 여행 비용이 약 200만 원에 달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요금 문제가 제주 여행 수요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도 자영업자의 반응은?
현지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의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바가지 요금’에 대한 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표시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인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많은 제주도의 관광 관련 종사자들이 다른 직업을 찾거나 제주를 떠난 바 있다.
2018년부터 협재해수욕장 인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A씨는 팬데믹 이후 홍보나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운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은 지원자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수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B씨 역시 한동안 혼자서 일하다가 최근에 주말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제주도 내의 한 호텔 관계자는 제주 관광 상품이 해외 상품보다 비싸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제주와 오키나와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오키나와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의 5성급 호텔과 리조트는 조식 무료, 워터파크 무료 이용, 렌터카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외 경비는 제주도의 2배이지만…
제주도 관광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실제로는 제주도 경비가 해외 경비의 반값 수준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빅데이터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16일 제주도 비롯해 국내ㆍ외 관광비용과 관련된 자료를 발표했다.
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평균비용이 제주도에서 52만 8천원, 해외에서는 115만 7천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여행지의 평균 비용은 33만 9천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비교하면 제주도는 약 1.6배, 해외여행은 약 3.4배 더 많은 비용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여행자가 국내여행 비용의 3배, 제주 여행 비용의 2배 이상을 지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반값이라도 제주도는 가지 않겠다’는 의견이 공공연히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