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제철 맞이하는 굴
굴 생산지로 떠나는 미식여행
풍부한 무기질과 비타민, 각종 영양성분을 함유한 굴은 11월을 시작으로 제철을 맞이한다.
크기는 작지만 맛이 뛰어난 자연산 굴부터 거대한 바윗굴까지, 국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굴이 채취되며, 이에 따라 각 지역별로 굴의 맛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11월 제철음식 굴로 입맛을 살리고 싶다면 아래의 지역들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충남 서산 일대
서해안의 굴은 남해 굴에 비해 크기는 작으나, 단단한 속살과 진한 향기로 잘 알려져 있다.
큰 조수간만의 차를 가진 갯벌에서 자라는 서해안 굴은 남해안의 수하식 양식 굴이 24시간 동안 물속에 있을 때와는 달리, 계절에 따라 매일 반나절씩 여름의 열기와 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자란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성장이 늦고 대부분의 굴이 2∼3㎝ 크기를 넘지 못하는데, 크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주로 생으로 먹거나 구워서 또는 찌는 반면, 서해안에서는 구워먹기도 하지만 굴 무침, 굴물회, 어리굴젓 등 다양한 요리로 변신할 수 있다.
서해 굴의 대표적인 지역은 천수만 일대로, 충청남도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에는 굴을 파는 식당들이 70여 곳이나 줄지어 있는 굴 전문 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또한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에 가면 제대로 된 어리굴젓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경남 통영 일대
전국 굴 생산량의 60~70%를 담당하는 통영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굴 생산지로 손꼽힌다.
통영에서는 수하식 방법으로 굴을 기르는데, 이는 물 아래로 매달아 기르는 재배법을 뜻한다.
물속에서 지속적으로 플랑크톤을 섭취하며 자라는 통영 굴은 성장이 빠르고 알이 큰 특징이 있다. 이곳에서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보통 1년생 굴을 섭취한다.
자연스레 통영항 서호시장의 대부분 식당에서는 다양한 굴 요리를 판매한다. 굴 요리가 다양하지 않을 수 있으나, 굴국밥은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영과 인근지역인 경상남도 사천에도 굴을 주제로 한 특화거리가 있어 신선하고 맛있는 자연산 굴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전남 고흥 일대
독특한 맛과 풍미로 유명한 전남 고흥 굴은 전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전남 고흥 앞바다는 평균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아, 다른 지역 바다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
얕은 물살이 바닥을 휘저으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먹이를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고흥 굴은 수하식 재배임에도 불구하고, 씨알이 크고 맛있다.
또한 특유의 풍미가 진하고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굴의 맛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이처럼 특색있는 고흥 굴을 제대로 즐기려면 ‘피굴’을 꼭 먹어봐야 한다.
피굴은 고흥 지역의 특색 있는 굴 요리로, 고흥식 냉국을 말한다. 굴을 껍데기째 삶은 후 천을 이용해 국물을 체로 걸러낸다.
건져낸 굴은 껍데기에서 분리해 그릇에 담고, 차게 식힌 국물을 부은 후에 실고추 등의 고명을 소량 올린 뒤, 마지막으로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먹으면 고흥에서만 먹는 피굴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