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나면 환급권 사라져요
327억 건보료 아직 주인 못 찾아
안내문 보내도 실제 확인은 10%뿐

더 낸 건강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수백억 원의 국민 돈이 잠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감사한 결과, 무려 327억 원의 환급금이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묶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료 환급금은 보험료를 이중으로 냈거나 자격 변동 등으로 인해 부당하게 많이 납부된 금액이다. 당연히 되돌려줘야 할 돈이지만,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이들이 상당수다.
2024년 9월 기준, 국민에게 아직 지급되지 못한 건보료 환급금은 327억 원. 2022년 57억 원, 2023년 124억 원과 비교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이 돈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급 대상자가 3년 안에 신청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건보공단의 수입으로 전환된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에 소멸된 환급금은 각각 26억 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합쳐 66억 원이 넘는다.
‘알려도 못 받는다’는 현실
건보공단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도입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매년 상·하반기에 ‘환급금 집중지급기간’을 운영하고 있고, 환급금이 발생하면 자동 입금이 가능하도록 ‘환급계좌 사전신청제도’도 시행 중이다. 네이버 앱 등으로 전자고지 안내도 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3년간 집중지급기간 동안에도 전체 미지급액의 40%에 해당하는 292억 원이 여전히 환급되지 않았다.
특히 환급계좌 사전신청률은 매우 낮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지역가입자는 2.72%, 사업장가입자는 34.3%에 그쳤다.
전자고지를 통해 안내문을 받은 이들 중 실제 열람한 비율도 10% 미만에 머물렀다. 이는 곧, 대부분의 환급 대상자들이 환급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극적인 대응, 사라지는 국민 돈
일부 지사에서는 단순히 안내문만 반복 발송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단 본부 차원의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앞으로 지급기간 운영 방식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급계좌 사전신청제도와 모바일 안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사라진 수백억의 국민 돈은 되돌릴 수 없다. ‘알리지 않아서’ 혹은 ‘몰라서’ 국가가 가져간 돈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국민의 당연한 권리를 지켜주는 시스템이 부재한 현실에, 공공기관의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이런거 있었다고? 3년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