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진 디자인, 그릴을 버리고 새 시대로
전동화로 달라진 렉서스 ES의 도전
하이브리드와 EV, 두 얼굴을 품다

2025 상하이 오토쇼 현장에서 새롭게 공개된 8세대 ‘렉서스 ES(New Lexus ES)’는 그간 익숙했던 ES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었다.
곡선 중심의 부드러운 인상 대신 직선과 각을 살린 실루엣, 그리고 무엇보다 대형 스핀들 그릴을 과감히 없애며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드러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지 디자인에 그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뿐만 아니라, ES 사상 최초로 순수 전기 모델까지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렉서스의 전동화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형 ES는 LF-ZL 콘셉트카와 RZ 전기 SUV에서 영감을 얻은 패스트백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길이는 이전 세대보다 165mm 늘어난 5,140mm, 휠베이스도 80mm 길어진 2,950mm로, 차급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전폭 역시 55mm 늘어나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전면부는 파워트레인에 따라 달라진다. 하이브리드는 엠블럼 아래에 냉각 슬롯이, 전기차는 매끈한 면 처리와 냉각 벤트만 남았다.
오버사이즈 그릴을 지우고 직선과 각을 살린 새로운 얼굴은 기존 ES와 확연히 다르다. 후면은 대형 ‘Lexus’ 레터링과 일체형 LED 테일램프가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충전 포트는 프론트 펜더에 위치해 전기차 시대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실내에 들어서면 렉서스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과 ‘첨단’이 공존한다. 물리 버튼을 과감하게 줄이고,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대시보드의 중심을 차지한다.

고급 사양에서는 조수석용 터치 디스플레이와 함께, 3D 프린팅으로 구현한 대나무 텍스처 도어 트림, 도어에 내장된 은은한 엠비언트 조명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스티어링에는 기존 로고 대신 ‘L-E-X-U-S’ 레터링이 양각으로 새겨졌다.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과 감각적 경험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터치 키, 전통적 볼륨 다이얼, 그리고 새로운 소형 기어 셀렉터가 혼합 적용됐다.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배려도 강화됐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버튼 하나로 조도를 조절할 수 있고, 뒷좌석에는 전용 마사지 기능과 개별 공조 컨트롤 패널이 마련됐다.
대형 세단다운 넓은 레그룸과 함께, 일부 트림에는 리어 시트 오토만과 통풍·열선, 마크레빈슨 프리미엄 오디오 등 럭셔리 옵션이 탑재된다.

파워트레인 역시 대대적인 변화가 적용됐다. 하이브리드는 2.5리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ES350h가 핵심이다.
최대 244마력 시스템 출력, 전륜과 사륜구동을 모두 지원하며, 0→100km/h 가속은 7.8초(사륜 기준)로 동급에서 경쟁력 있다.
기존 2.0리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도 일부 시장에선 제공된다. 플랫폼은 최신 TNGA GA-K로, 차체 강성은 더 높아지고 승차감도 크게 개선됐다.
전기차(ES350e, ES500e)도 라인업에 처음으로 추가됐다. 221마력의 전륜구동 ES350e는 0→100km/h 8.9초, 338마력의 사륜구동 ES500e는 5.9초의 성능을 자랑한다.

고성능 듀얼 모터 시스템, 4륜 조향 기술,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이 전 모델에 적용됐다. 한 번 충전 시 최대 610km(CLTC 기준)를 달릴 수 있어, 전기 세단으로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렉서스는 이번 ES가 브랜드 전동화 전략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ES의 새로운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은 2026년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시장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판매 가격과 세부 사양 등은 지역별로 차등 적용될 예정이며, 2026년 중 출시가 예고됐다.

렉서스는 LS 등 기존 플래그십과의 병행 판매를 통해, 라인업 다각화와 브랜드 고급화 전략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대담하게 각을 세운 외관, 파격적으로 탈바꿈한 실내, 그리고 하이브리드와 EV라는 두 가지 심장을 동시에 품은 신형 ES.
렉서스가 이번 변화로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어떤 새 바람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인다.
이태호 기자님 중국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