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판도 변화
현대차·기아 3위로 도약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전년보다 한 계단 상승하며 3위를 기록했다.
뉴스1 보도 및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BEV·PHEV) 신규 등록 대수는 약 601만 대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13만 2000대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이에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보급형 신차 출시와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방침이다.
2위는 폭스바겐그룹으로 78만 7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아우디 Q4·8 e-tron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꾸준한 인기를 끌었으나, 주력 모델 ID.3·4·5의 판매 부진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폭스바겐의 성장세도 제한적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판매량은 54만 5000대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의 EV6는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EV3와 EV9의 글로벌 판매가 증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을 앞서며 강세를 보였다.
4위 스텔란티스그룹은 46만 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7.3%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 계단 하락한 4위를 기록했다.

5위는 44만 9000대를 판매한 BMW가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지리와 BYD는 각각 22.2%, 125.4%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 시장은 여전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1.0% 역성장하며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HEV)의 판매량은 22.1% 증가하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가격 경쟁력 저하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은 지난해 10.1% 성장했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의무 판매 정책 폐기와 고율 관세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캐나다산 전기차에 25%, 중국산 전기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중국산 전기차의 우회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반면,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중국 제외)와 기타 신흥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뚜렷했다. 아시아 지역 전기차 시장은 13.7% 성장했으며, 기타 지역의 성장률은 무려 58.6%에 달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후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신흥국들의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강자로 남아 있지만, 각국의 정책 변화와 새로운 경쟁자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향후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이 필수적이다. 2024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