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추천 여행지

붉은 벽돌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내는 이국적인 풍경은 국내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쉽게 만나기 어렵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지역의 역사와 종교, 근대 문화의 변화를 모두 품어온 공간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성당 내부를 가득 채운 색유리는 햇빛의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한국 근대사의 중요한 장면들이 기록된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과 독립운동가, 정치인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어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도심 한복판에서 유럽풍 건축미와 역사적 가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이곳은 6월 산책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지금부터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 문화유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계산동 성당
“프랑스에서 건너온 스테인드글라스가 빛나는 고풍스러운 공간”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 10에 자리한 계산동 성당은 정식 명칭으로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대성당이다.
대한민국 사적 제290호로 지정된 이 성당은 대구 최초의 가톨릭 성당이자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주교좌성당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서울 명동성당, 평양 관후리성당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고딕 양식 성당으로 알려져 있다.
성당의 가장 큰 특징은 고딕 양식이 가미된 로마네스크 양식 건축이다. 건물은 라틴 십자가 형태의 평면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정면에 솟은 두 개의 첨탑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독특한 외관 때문에 과거 대구 시민들은 이곳을 ‘뾰족집’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붉은 벽돌로 완성된 외벽은 근대 건축 특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의 사진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현재의 성당이 세워지기까지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1898년 처음 건립될 당시에는 한옥 형태의 기와집 성당이었다.
그러나 지진으로 발생한 화재로 건물이 소실되면서 새로운 성당 건립이 추진됐다. 이후 프랑스 출신 로베르(김보록) 신부가 재건 사업을 이끌었고, 1902년 지금의 벽돌조 성당이 완공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프랑스에서 직접 들여온 스테인드글라스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장미창을 비롯한 정교한 색유리는 성당 내부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물들이며 높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햇빛이 비치는 시간대에는 다채로운 색채가 공간 전체를 채워 더욱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계산동 성당은 역사적 인물들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인 김수환 추기경이 1951년 이곳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또한 1950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결혼식이 열린 장소로 기록돼 있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방문해 계몽 활동과 강연을 진행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여행객이라면 성당 주변의 근대문화유산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이곳은 대구 대표 도보 관광 코스인 근대골목투어 2코스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인근에는 이상화 고택과 서상돈 고택, 동산 선교사 주택 등이 위치해 있어 근대 역사 탐방 코스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영화 검은 사제들의 주요 촬영지로 등장해 영화 팬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미, 그리고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동시에 품고 있는 계산동 성당은 6월에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다. 이번 6월, 시간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역사 여행으로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