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규모의 용암동굴
오늘부터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으로 탐방 가능

지구가 만든 가장 거대한 지하 세계 가운데 일부는 수만 년의 시간을 품고 있다. 용암이 흘러간 흔적이 그대로 남은 용암동굴은 일반 석회동굴과는 다른 독특한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자연유산이다.
거대한 통로와 웅장한 규모,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어우러진 공간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연중 10~15도의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 한여름에도 색다른 피서지로 주목받는다. 자연의 힘이 빚어낸 지형과 인간의 탐험 정신이 만나 세상에 알려진 역사까지 더해져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에는 안전성과 관람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오늘부터 다시 문을 여는 이 세계적인 용암동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만장굴
“안전시설 보강과 관람 데크 설치를 마치고 재개방, 한여름에도 10~15도를 유지하는 특별한 여행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만장굴이 5월 30일부터 재개방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만장굴은 2023년 12월 29일 입구 인근에서 발생한 낙석 사고로 폐쇄된 이후 약 2년 5개월 동안 정비사업을 거쳐 다시 탐방객을 맞는다.
이번 재개방의 가장 큰 변화는 탐방 환경 개선이다. 공개 구간인 약 1㎞ 전 구간에 관람 데크가 설치돼 바닥이 평탄화됐다.
과거에는 울퉁불퉁한 지면과 미끄러운 구간, 고인 물 때문에 이동에 불편이 있었지만 이제는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다. 입구 계단만 통과하면 유아차 이용도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향상됐다.

안전시설도 대폭 보강됐다. 낙석이 발생했던 구간과 위험도가 높은 구역에는 안전 시설물을 설치했으며 곳곳에 낙석 주의 안내판을 배치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매달 낙석과 균열, 진동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2023년 12월 이후 추가 낙석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총사업비 121억 원이 투입된 탐방환경 개선 종합정비사업은 2024년 1월 착공해 올해 3월 마무리됐다. 사업 과정에서는 국가유산청과 관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현장 기술자문과 안전점검이 총 11차례 진행됐다.
동굴 내부 환경도 개선됐다. 기존 조명은 밝기를 낮춘 LED 조명으로 교체해 자연 그대로의 분위기를 살렸으며, 온도와 습도 정보를 제공하는 모니터도 새롭게 설치됐다.

외부가 초여름 더위를 보이는 시기에도 동굴 내부는 약 14도 안팎을 유지해 반소매 차림이라면 다소 춥게 느껴질 정도다.
만장굴은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으로 형성된 용암동굴이다.
총길이는 약 7.4㎞에 달하며 주 통로 폭은 최대 18m, 높이는 최대 23m에 이른다. 현재 탐방은 천장 붕괴로 형성된 3개 입구 중 제2입구를 통한 1㎞ 구간만 가능하다.
동굴 내부에서는 용암종유, 용암석순, 용암유선, 용암선반, 용암표석 등 다양한 용암동굴 생성물을 관찰할 수 있다.

공개 구간 끝에는 높이 약 7.6m의 용암석주가 자리하고 있는데, 세계 최대 규모급으로 알려져 있어 만장굴의 대표 볼거리로 꼽힌다.
만장굴은 발견의 역사로도 유명하다. 1946년 김녕국민학교 교사였던 고 부종휴 선생이 30여 명의 꼬마 탐험대와 함께 탐사를 진행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탐험대는 과학반과 탐험반, 횃불반, 측량·기록반 등으로 구성됐으며, 변변한 장비 없이 짚신과 횃불에 의지해 동굴을 조사했다. 현재 입구에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올해 재개방은 만장굴 발견 80주년이자 부종휴 선생 탄생 100주년과 맞물려 더욱 뜻깊다. 2년 5개월의 기다림 끝에 다시 열린 세계적인 자연유산에서 지구가 만든 경이로운 풍경을 직접 만나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이번 6월, 제주 동부권을 대표하는 지하 세계로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