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추천 여행지

한지(韓紙)는 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아홉 번의 손질과 백 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다고 하여 백지(百紙)라고도 불리는 기록 매체다.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보존성은 서양의 펄프지와는 차별화되는 한지만의 물리적 특성이자 역사적 가치다.
강원도 원주는 조선 시대 경상·강원·충청도에서 생산된 종이를 모아 한양으로 보냈던 한지 생산의 핵심 거점이었으며, 이 역사적 맥락은 현대에 이르러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자산으로 계승되었다.
특히 2026년은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5월의 황금연휴를 맞아 전통의 지혜와 시민의 창의력이 결합한 대규모 축제가 원주에서 펼쳐진다.

천 년을 버텨온 종이의 숨결과 현대 예술의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현장으로 떠나보자.
제28회 원주한지문화제
“지역 어린이 2,026명이 직접 만든 풀뿌리 예술, 5월의 황금연휴를 장식할 빛의 대향연”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지정면 한지공원길 151에 위치한 원주한지테마파크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제28회 원주한지문화제의 주 행사장으로 운영된다.
올해 축제는 원주의 매력, 한지의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역 유아부터 예술인, 공공기관에 이르는 다양한 시민 주체가 1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을 공개한다.
축제의 상징적 프로그램인 풀뿌리한지등 전시에는 지역 47개 어린이집 원아들이 제작한 2,026개의 한지등이 설치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종이와 빛의 계단 구간에는 방문객과 주민들이 직접 수놓은 2,026점의 작품등이 전시되며, 각 등마다 창작자의 사인이 표기되어 전시의 고유성을 확보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콘텐츠도 다각화되었다. 한지한마당에서는 한지뜨기, 염색한지 및 줌치한지 만들기 등 전통 제작 공정을 경험할 수 있으며, 관련 공예 체험은 테마파크 1층 체험실에서 진행된다.
특히 1만 명의 관람객이 지승기법을 활용해 참여하는 페이퍼메이킹 프로젝트인 지광국사탑비, 종이로 다시 서다는 고려 시대 지광 스님을 기리는 미디어 아트와 결합하여 입체적인 시각 효과를 선사한다.
주말 기간에는 마술쇼, 버블쇼, 버스킹을 포함해 원주시립교향악단과 연세예술원의 수준 높은 공연이 이어지며, 40여 개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한지붕마켓에서는 엄격한 서비스 이행 각서를 바탕으로 한 로컬 커머스가 운영된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관람하는 행사를 넘어 지역 공동체가 한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의 문화적 연대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가 크다.

의료기관의 응급 지원과 다수의 자원봉사 단체가 투입되어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한 점은 대규모 시민 참여형 축제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만하다.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이 현대적 예술 감각과 만났을 때, 종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울림이 된다.
한지의 은은한 빛이 수놓은 원주의 밤은 5월의 여행자들에게 기록 그 이상의 기억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