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80%가 도외 방문객
경제효과 26억 원 추산

제주는 사계절 내내 달리기 좋은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이다. 숲과 오름, 해안도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코스를 별도로 설계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러닝이 가능하다.
거친 바람을 막아주는 숲길과 시야가 탁 트인 바다 풍경, 완만한 오름 지형이 어우러져 초보자부터 숙련 러너까지 폭넓게 수용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지형적 강점을 기반으로 달리기와 여행을 결합한 ‘런 트립’이 새로운 관광 흐름으로 확산하고 있다.
기존의 맛집 방문과 관광지 인증 중심 일정에서 벗어나 며칠간 머물며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역 문화와 소비 활동까지 결합한 체류형 콘텐츠로 발전 가능성도 확인된다. 제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달리는 런트립 열풍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제주 런트립
“예산 2억→9억원 확대, 외국인 1만명 포함”

달리기 열풍 속에서 제주에서는 러닝이 단순 취미를 넘어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지역 러닝 행사는 최근 조기 마감이 일상이 됐다.
제주지역 마라톤 대회 참가 인원은 과거 2천 명 수준에서 최근 1만 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30주년을 맞는 제주국제관광마라톤은 외국인 1만 명을 포함해 총 3만 명 참가를 예상한다.
오는 6월 7일 제주시 구좌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월정과 평대·종달 해수욕장을 잇는 구간에서 열리며, 관련 예산도 지난해 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확대했다.
데이터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제주관광공사가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러닝 편’에 따르면 ‘러닝’ 언급량은 2021년 약 5천700건에서 지난해 9월 약 8천800건으로 늘었다.

‘버킷리스트’와 함께 언급된 게시글도 2021년 36건에서 2025년 9월 110건으로 증가했다. 제주에서의 러닝이 여행자에게 한 번쯤 경험하고 싶은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는 6월 13일 열리는 ‘2026 제주오름트레일런’은 모집 하루 만에 2천 명 정원을 채웠다. 공사는 이를 지역 문화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축제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첫 대회에는 참가자 1천400명 중 약 80%가 도외 방문객이었다. 평균 체류 기간은 약 3일로 집계됐으며, 숙박과 식음 등을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26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서귀포시 표선면 유채꽃플라자 광장에서 출발해 따라비오름과 큰사슴이오름을 달린 뒤 부녀회가 준비한 고기국수를 맛보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트레일런 등 러닝 대회가 자연 자원을 활용한 수익성 높은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코스 선택의 폭도 넓다. 붉은오름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안내소까지 이어지는 10㎞ 구간은 완만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내리막 중심 코스는 자신감을 높이기에 좋다.
잣성과 숯 가마터 흔적을 지나며 산림목축 문화도 접할 수 있다. 가시리 조랑말 체험공원에서 따라비오름을 거쳐 유채꽃플라자 입구로 이어지는 10㎞ 구간은 가벼운 트레일 러닝에 적합하다.
4월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동시에 피어 경관을 더한다.

해안 코스 역시 인기가 많다. 용두암에서 용담레포츠공원과 무지개해안도로를 지나 도두봉까지 약 6.5㎞ 구간은 일몰 러닝 명소다.
동쪽 숨비해안로는 약 24.77㎞로 원하는 거리만큼 선택해 달릴 수 있다. 곽지해수욕장에서 애월항까지 약 6㎞ 구간도 바다 조망이 뛰어나다.
법환포구 일대는 범섬 전경을 보며 한적하게 달릴 수 있으나 편의시설이 많지 않아 준비가 필요하다. 제주종합경기장과 애향운동장 트랙, 한라수목원과 사라봉, 별도봉 등도 일상 훈련지로 활용된다.
자연 지형을 활용한 코스와 체류형 소비가 결합한 런 트립은 제주 관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숲과 오름, 바다를 연결하는 달리기 여정 속에서 제주의 풍경과 문화를 함께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