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6만 명 몰렸다”… 외국인도 줄 서게 만든 한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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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불러온 수요 놓치지 않으려면
한국관광 인프라 민낯
출처 : 넷플릭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 장면)

또 한 번의 ‘뜻밖의 축복’이 한국을 찾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공개되자, 전 세계 팬들이 지도와 카메라를 들고 한국의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도 아닌데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화면 속 잠깐 비친 서울의 목욕탕, 분식집, 한복 체험장, 국밥집이 단숨에 ‘성지’가 되었고, 팬들은 실제 공간을 찾아가 인증 사진을 남기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지를 콘텐츠 속 장면에서 찾는 움직임이다.

이 현상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콘텐츠 공개 직후 외국인의 한복 체험 예약은 전월 대비 1400% 급증했다. 콘서트 셔틀 예약은 133% 늘었고, 찜닭·삼계탕·간장게장 같은 음식 콘텐츠 소비도 함께 증가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8월 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숍에서는 ‘까치호랑이’와 ‘갓’을 활용한 굿즈가 연일 품절되며 하루 방문객이 26만 명을 넘은 날도 있었다.

이는 명백한 관광 소비 행동이자 팬심이 현실의 경제 활동으로 전환된 사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불러온 성지순례 열풍, 현실은?

“넷플릭스 애니 한 편에 목욕탕·분식집·한복 체험장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출처 : 뉴스1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앞 광장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줄을 서 전시실로 입장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관광 시스템이 여전히 이 흐름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들이 콘텐츠를 따라 움직이지만, 그 경험을 이어줄 체계적인 설계는 미흡하다.

외국어 안내 자료는 한정적이고 예약과 결제 절차는 복잡하다. 공식 채널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해 많은 팬이 블로그나 커뮤니티 같은 비공식 경로에 의존한다.

이는 처음이 아니다. K-드라마나 아이돌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촬영지는 ‘인증숏 명소’로 소비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숙박·식음·쇼핑으로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팬심은 단발성 소비로 흩어졌다.

인프라 문제는 더 뚜렷하다. 케데헌 속 사자보이즈가 공연한 대형 아레나는 남산을 배경으로 했지만, 현실에는 그런 규모의 공연장이 없다.

출처 : 뉴스1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켰던 까치 호랑이 배지가 판매되고 있다.)

서울조차 대형 공연장이 부족하고 지방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팬이 원하는 여행의 종착지가 무대라면, 현재의 공연 인프라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

이번 열풍은 서울에서 시작됐지만 콘텐츠의 파급력은 전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방 지자체가 팬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이를 관광 경험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은 드물다. 콘텐츠는 전 세계를 잇고 있지만 한국 관광은 여전히 지역 단절에 갇혀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미비는 관광수지 적자로 직결된다. 외국인이 몰려와도 체류일수는 짧고 소비 동선은 한정적이다. 콘텐츠가 열어준 기회를 관광이 받아내지 못하면, 이번 ‘뜻밖의 축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제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콘텐츠 공개 직후 관광 코스를 설계하고, 팬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며, 예약·결제·안내·굿즈 수령까지 연동되는 디지털 기반 체험 동선을 구축해야 한다.

출처 : 뉴스1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해야 이번 기회가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보여준 전 세계 팬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한국 관광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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