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가도, 밤에 가도 후회 안 해요”… 조선시대 부부의 사랑을 형상화한 다리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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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안동시 ‘월영교’)

달빛 아래 걷기 좋은 다리는 많지만 사랑의 기억을 품은 다리는 흔치 않다. 경북 안동에는 단순한 나들이 장소를 넘어선 다리가 하나 있다.

낮에는 강물 위에 시원하게 떠 있는 곡선 구조가 시선을 끌고, 밤이 되면 조명이 은은히 반사되어 마치 물 위에 또 하나의 다리가 생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이 다리의 정체는 조형미나 경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부부의 절절한 사연이 뿌리처럼 깔려 있는 곳,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엮어 사랑을 전한 이응태 부부의 이야기다.

안동의 낙동강 수면 위에 놓인 이 다리는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사연이 형상이 된 구조물이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에서도, 바람 선선한 저녁에도 그 느낌은 달라진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안동시 ‘월영교’)

8월에는 해가 길어 해 질 녘 풍경과 야경을 함께 담을 수 있어 더욱 인상 깊다. 강을 따라 걷기만 해도 괜히 마음이 조용해지는 이 장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월영교

“낮엔 강 위를 걷고, 밤엔 조명 아래 쉼을 누리는 월영교, 입장료 없는 감성 명소”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안동시 ‘월영교’)

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 569에 위치한 ‘월영교’는 낙동강 위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의 목책 인도교다. 길이는 약 387미터로, 차량 통행 없이 오직 사람만 오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월영교’라는 이름은 이 지역의 역사와 지형적 상징성을 반영한다.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옮겨온 인연, 인근 지명인 월곡면과 음달골에서 이름을 따왔다. 단어 속 ‘달(月)’이 상징하듯, 이 다리는 특히 야경이 빛나는 구조물이다.

다리 위를 걷다 보면 강과 산, 하늘이 이어지는 경계가 느껴진다. 낮에는 물 위로 시원하게 이어진 곡선형 데크가 시야를 터주고, 저녁이 되면 다리에 설치된 조명이 물결 위에 반사돼 강 전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바뀐다.

다리 중간에는 육각형 정자 형태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머물며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안동시 ‘월영교’)

이 다리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구조에 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리의 조형은 조선시대 인물 이응태의 아내가 남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엮어 만든 ‘미투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부부의 애틋한 사연은 안동대학교 박물관에 남아 있는 유서를 통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이야기와 기억이 깃든 문화 공간으로 월영교가 평가받는 이유다.

무더운 8월에도 월영교는 저녁 시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강바람이 열기를 식히고 해가 질 무렵부터는 조용한 낙동강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꼭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걷는다.

그저 다리를 따라 걷다가 정자에 앉아 바람을 느끼고 다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소음이 줄어드는 기분을 준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안동시 ‘월영교’)

월영교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인근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접근도 어렵지 않다. 주변에 인공적인 상업시설이 많지 않아 가볍게 걸으며 자연과 구조물을 함께 감상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시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다리 위에서의 걸음은 여름날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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