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유산이 개발 때문에 훼손될 뻔했다니”… 반구대 암각화, 여름마다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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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유네스코 등재 직후 관람객 증가
도보 20분 거리 전망대 운영 중
울산 해설사 “산업도시답게 문화유산 보존에도 나서야”
출처 : 연합뉴스 (반구대 암각화)

선사시대의 정교한 지식이 새겨진 바위그림이 현대의 개발로 인해 물에 잠기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울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수천 년을 버텨온 문화유산이지만, 지금은 큰비가 올 때마다 물속으로 사라지는 수몰 위기에 놓여 있다.

암각화는 단순한 고대의 흔적이 아니라 정교한 기술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담은 인류의 보고다. 그러나 대곡천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은 이 귀중한 유산의 보존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산업화의 필요로 만들어진 인프라가 오히려 문화재를 위협하는 아이러니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이미 암각화 주변의 침수와 퇴적물로 인한 훼손이 누적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역 해설사들은 물론 보존 전문가들 역시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가 주목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국내에서는 여전히 온전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출처 : 연합뉴스 (반구대 암각화)

찬란한 선사 문명의 흔적이 더는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바위그림의 정교함에 숨은 지혜와 위기를 동시에 품은 그곳으로 떠나보자.

울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울산 반구대 암각화, 7종 고래 새긴 7천 년 전 바위그림… 여름철 1.2km 산책길 따라 도달”

출처 : 연합뉴스 (반구대 암각화 진입로)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234-1 일원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로 공식 등재되며 주목을 받았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7천 년 전의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암벽에 새겨진 고래, 사슴,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은 이곳이 단순한 바위가 아닌 고대인의 삶을 보여주는 기록물임을 입증한다. 특히 7종의 고래가 묘사돼 있어 학계에서는 이 암각화를 ‘선사시대 고래 백과’로도 평가한다.

동물의 생김새뿐 아니라 작살을 던지는 모습, 사냥 후 해체하는 장면까지 표현돼 있다는 점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보적이다.

관람은 울주 대곡리 암각화박물관에 주차 후 약 1.2㎞ 거리의 탐방로를 따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고 직사광선이 강하기 때문에 오전 방문이 권장된다.

출처 : 연합뉴스 (반구대 암각화)

탐방로 주변에는 퇴적암 지형과 초록 수풀이 어우러져 마치 선사시대 자연 속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암각화 전망대에서는 고배율 망원경을 통해 바위그림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암각화 해설 프로그램은 평일과 주말에 정기적으로 운영되며, 단체 방문 시 사전 예약을 통해 외국어 해설도 가능하다.

반구대 암각화는 그림을 새긴 암석의 성분, 방향, 지형적 위치까지도 과학적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주 암면은 너비 약 8미터, 높이 4.5미터 규모이며 암각화는 절벽 안쪽의 오목한 부분에 위치해 있다.

상단은 처마처럼 돌출돼 있어 비를 막고, 측면의 바위는 바람을 차단해 그림의 보존 상태를 돕는다. 특히 암각화가 북서쪽을 향하고 있어 직사광선 노출이 적다는 점도 훼손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세계유산 등재된 반구대 암각화의 안타까운 현실

“수천 년을 버텼는데, 물에 잠긴다고요?”

출처 : 연합뉴스 (반구대 암각화)

그러나 자연의 조건만으로는 보존이 어렵다. 인근 사연댐으로 인해 강우 시 암각화가 침수되는 현상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으며 대곡천에 쌓이는 퇴적물도 문제로 지적된다.

울산시는 암각화 보존을 위한 방안으로 수문 조절, 물길 유도, 정밀 관측 장비 설치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실제 물리적 보존을 위한 종합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민단체들은 더 늦기 전에 암각화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산업화의 상징이 된 울산이 이제는 문화 보존의 책임도 함께 안아야 할 때라는 목소리다.

유네스코 등재 이후 반구대 암각화를 찾는 방문객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가족 단위 관람객과 역사학계 전문가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출처 : 울주군노사공감센터 (반구대 암각화 방문한 울산지역 외국인 노동자들)

여름철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의 관심은 곧 이 유산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고요한 계곡 속 선사인의 흔적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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