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 위해”… 52층 다리 뛰어넘은 한국인에 유명 관광도시도 ‘국민 남편’으로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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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생존한 권영준 씨 태국서 화제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방콕)

고층빌딩 사이로 노을이 스며들고, 강을 따라 이어지는 야시장에선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향신료 가득한 거리 음식 냄새와 황금빛 사원이 어우러지는 도시, 방콕. 그곳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아시아의 감성과 생동감을 가장 선명하게 품은 여행지 중 하나다.

특히 방콕 도심의 초고층 콘도 단지는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생샷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낮에는 강을 따라 천천히 걷고, 밤이면 빌딩 사이 야경을 배경 삼아 여유로운 한때를 즐길 수 있는 도시. 바로 그 방콕에서, 여행자들의 상상조차 넘는 일이 벌어졌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방콕)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강진이 이 평화로운 도시를 흔든 날, 한 한국인의 행동이 전 세계에 알려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무너지는 다리 위에서,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을 기다릴 가족을 향해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달렸다.

지금, 그 극적인 순간의 주인공 이야기를 만나본다.

방콕지진서 무너지는 52층 다리 뛰어넘은 한국인

“간발의 차로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 해도, 아내와 딸을 구해야 하기에 똑같이 행동했을 겁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방콕)

지난달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강진의 충격이 태국 방콕 도심까지 미치면서 고층 건물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가 붕괴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그 순간, 그 다리를 넘으며 극적으로 탈출한 한국인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당시 사고는 방콕 통로 지역의 초고층 콘도미니엄 단지에서 발생했다. 두 건물을 연결하던 52층 구름다리가 붕괴됐고, 이 장면은 지진의 위력을 생생히 보여주는 영상으로 세계 곳곳에 전해졌다.

무너지는 다리 위를 질주하며 간신히 목숨을 건진 한 남성의 모습은 영상 속에서 뚜렷이 포착됐다. 이후 태국 현지 언론이 그 남성의 정체를 추적했고, 결국 한국인 권영준(38) 씨로 밝혀졌다.

출처 : 타이랏TV 유튜브 캡처 (끊어지는 구름다리 건너는 권영준 씨 모습)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나며 가족을 향해 달려간 그의 행동은 영화 같은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아내와 갓 돌을 지난 딸을 지키기 위해 망설임 없이 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는 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국민 남편’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권 씨는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운동 중이었는데 갑자기 큰 굉음이 들리고 건물이 흔들려 거의 쓰러질 뻔했다”며 “지진인지 몰랐지만, 야외 수영장 물이 밖으로 넘쳐나는 걸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 아내와 아기가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연결 다리가 흔들리고 바닥이 틀어지기 시작했지만 망설일 틈이 없었다”라고 했다.

출처 : 타이랏TV 유튜브 캡처 (끊어지는 구름다리 건너는 권영준 씨 모습)

이어 “뒤에서는 엄청난 충격음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뒤를 돌아보면 그대로 떨어질 것 같아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렸다”라고 털어놨다.

권 씨는 태국인 아내와 딸과 함께 태국에 거주하며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당시에는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던 중 지진을 맞았고, 가족이 있는 다른 동으로 가기 위해 무너지는 구름다리를 지나야 했다.

태국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두 건물을 잇는 다리가 두 동강 나며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담겼다. 다리 일부가 붕괴되자 주변 건물도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권영준 씨 거주 방콕 콘도)

권 씨는 “아내와 딸을 실제로 보고 나서야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 상황에서 내가 가지 않으면 누가 갈 수 있겠냐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권 씨의 이야기는 지난달 30일 태국 방송 타이랏 TV를 통해 소개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현지 언론은 물론 해외 여러 매체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에는 그를 향한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남편을 둔 아내가 정말 부럽다”, “두려움을 이겨낸 인간의 위대함에 감탄한다”, “멋진 한국 남자는 드라마 속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현실에도 존재하네요” 등의 반응이 댓글로 달리고 있다.

출처 : 본인 (권영준 씨 가족사진)

권 씨는 “지진이 지나간 뒤 집에 돌아가 보니 상황이 정말 아찔했다”며 “다시 얻은 삶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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